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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PART 1. 오래오래 함께 쓰기 옛날 사람들처럼 느리고 간소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더 이상 커다란 옷장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세련되고 싶은 욕망 덕분에 우리는 계절마다 수많은 옷과 물건들을 소비하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보자기 한 장으로도 충분히 멋진 삶을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삶을 생각해본다. 우리가 꿈꾸고 달려왔던 세상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에 직면했고,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 다시한번 환경문제를 몸소 깨닫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 삶의 만족보다는 우리 모두의 삶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소비하며 실천해야 될 때이다. 오랫동안 사용했던 물건 속에 담긴 소중한 이야기를 수집한 이번 전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개개인의 꾸밈없는 소박한 삶의 추억을 담았다. 전시를 통해 물질을 소비하며 영위하는 풍요가 아닌 우리 삶에서 진실된 가치와 풍요로움이 무엇인지 느끼며 새로운 삶의 태도를 만들어 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오래오래 함께 쓰기

PART 2. 간소한 생활, 지혜로운 방법 정교한 바느질을 통해 보이는 보자기 패턴은 다양한 색채와 장식으로 빛에 따라 변화한다. 직물이 귀했던 당시, 옷을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로 시작된 천 조각 잇기는 침선의 첫 단계였으며, 작은 조각들은 상을 덮는 상보, 책보, 이불보, 가구보, 예단보, 사주보, 폐백보로, 용도에 따라 안감이 없는 홑보, 안감과 겉감이 있는 겹보, 솜보, 누비보, 조각보, 밥상보 등으로 만들어졌다. 보자기는 협소한 주거 공간에서 공간의 활용성을 높여 주었고, 먼 길을 떠날 때 이동의 편의성을 제공하였다. 또한 실용적인 목적 외에도 '복(福)'을 의미하는 보자기는 의복을 싸고, 물품을 전달하면서 그 복을 보관하는 기복적인 의미도 지닌다. 오래전 어머니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백 살까지 장수하라는 의미로 아이에게 백 조각으로 만든 색동저고리를 백일 옷으로 입혔다고 한다. 이는 조각 천을 잇는 것이 수명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자기도 이와 같은 기복 행위의 연장선에서 시작된 물건으로 보인다. 이렇게 복을 담은 보자기는 선조들의 간소한 생활 속에서 지혜로운 방법으로 유용하게 사용된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조들의 지혜와 미감을 배우고, 현숙한 여성으로서 아내이자 어머니의 역할과 본분을 성실하게 지켜낸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전통 보자기

PART 3. 규방에서 바우하우스까지 여성의 덕목이 바느질이었던 시절, 우리나라의 규방에서는 보자기를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는 카펫을 만들었다. 점에서 선이 되고 선에서 면이 되는 과정을 거쳐 탄생한 보자기와 카펫은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질서와 균형을 이루며 기하학적인 형태를 구성한다. 보자기와 카펫은 마치 같은 사람이 만들어 낸 것처럼 보일 만큼 유사하지만 작업자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점만 같을 뿐 국적과 출신이 모두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자기의 소중한 가치를 살펴보는 한편, 여성 공예가의 삶을 재해석해보려 한다. 조선시대에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분위기와 유교의 도덕규범으로 인해 남자는 문 밖에서 여자는 문 안에서 서로 분리되어 생활하였다. 남자는 지배하는 존재며 여성은 복종하는 관계로 살아가야만 했던 상황 속에서 여성으로서 오롯이 창작활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성의 공간인 규방에서는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어릴 적부터 침선의 기본이 되는 바느질을 꾸준히 익혀 나갈 수 있었다. 진보적인 교육기관으로 알려진 바우하우스에서조차도 조선시대 못지않게 남녀 차별은 공공연하게 존재했다. 바우하우스는 설립 당시 성별과 나이, 종교와 국적과 상관없이 입학 기회가 폭넓게 주어진 덕분에 예술과 공예에 관심 있었던 여성들이 지원했지만, 성별로 인한 차별과 논쟁은 지속되었다. 건축을 이상적인 목표로 삼았던 바우하우스의 초대 교장인 발터 그로피우스가 여성의 영역을 직조 분야로 제한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시 직조에 대한 기술과 관심이 전무했기 때문에 여성 스스로 독학해 기계를 다루는 방법을 숙지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야만 하는 상황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동서양 어느 나라든 이렇듯 비슷한 시대적 현실과 마주해야 했지만 좌절하거나 타협하기보다는 서로 힘을 모으고 격려하며 노력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뤄졌던 끊임없는 실험들은 오늘날 건축, 디자인, 공예 등 분야와 국적을 넘어 창작자들로 하여금 창작활동을 시작하게 하는 근간이 되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 속에서도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연마하며 창작의 열정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가로서 성공을 꿈꾸기보다는 공예를 대하는 진심 어린 마음과 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명의 소박한 보자기도 오늘날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예술품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여성 공예가들이 함께 창작하며 앞으로 나아갔던 단단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전통공예와 바우하우스

PART 4. 새로운 물건의 가능성 ‘보자기는 어떤 형태로 어떤 내용물을 쌀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하지만 예상 불가능한 것, 결정 불가능한 것, 불확실한 것을 모두 쌀 준비가 되어 있다.’ 최근 우리 곁을 떠난 이어령 선생은 당연히 버려질 천 조각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둔 것으로 만든 보자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였다. 보자기는 우리의 생활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민족 고유의 독창적이고 창의성을 지닌 예술품이다. 보자기는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물건의 생명력은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실과 천을 다루는 작가들이 각기 다른 방법과 소재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한복을 오늘날의 패션으로 디자인하는 차이킴 김영진, 우리가 가장 흔히 사용하는 비닐봉투를 소재로 작업하는 김태연, 바느질을 그림으로 소통하는 정희기, 종이접기 기법을 형(形), 면(面), 색(色), 선(線)의 변주로 만들어 가는 조하나, 실크스크린 기법을 다양한 소재와 물건으로 실험하는 최경주, 실을 엮고 짜며 사물과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신예선, 소색의 질박함과 담담함을 바느질로 표현하는 임서윤 이렇게 7명의 여성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규방공예를 매개로 전통과 현대, 공간과 세대를 넘어 각기 다르게 재해석한 작업을 마주하며 오늘날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보길 바란다.

참여 작가

Workshop
정희기: 바느질로 동물 얼굴 조각하기 기증받은 청바지 뒷주머니를 기본 재료로 동물얼굴을 만들어봅니다.
  • 내용기증받은 청바지 뒷주머니를 기본 재료로 동물얼굴을 만들어봅니다. 주머니에 솜을 채우고 손바느질로 얼굴의 형태를 조각해 상상 속 동물을 만들어보세요.
  • 참여방법배송 받은 키트와 함께 튜토리얼을 시청합니다. 참여 후에는 인스타그램에 #박물관안수선집 으로 업로드 해주세요
  • 키트구성주머니, 조각천, 바늘, 실, 인형솜, 튜토리얼 QR코드
  • 권장대상만7세 이상
Closed
김태연: 수상(隨想)한 수선(修善) 캔버스를 찢어서 공간을 만들고 폐비닐로 만든 실을 가지고 캔버스 위에서 직조해봅니다.
  • 내용캔버스를 찢어서 공간을 만들고 폐비닐로 만든 실을 가지고 캔버스 위에서 직조해봅니다. 정해진 규칙보다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여 완성합니다.
  • 참여방법배송 받은 키트와 함께 튜토리얼을 시청합니다. 참여 후에는 인스타그램에 #박물관안수선집 으로 업로드 해주세요
  • 키트구성캔버스, 바늘2종, 실, 튜토리얼 QR코드
  • 권장대상성인
Closed
장우희: 비닐봉지 구출작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고 편리하게 상용하는 비닐봉지를 가지고 테이블매트와 컵받침을 만들어봅니다.
  • 내용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고 편리하게 상용하는 비닐봉지를 가지고 테이블매트와 컵받침을 만들어봅니다.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을 함께 시작해보아요.
  • 일정2022.05.21, 24 / 오전 10시 – 12시, 오후 2시 – 4시
  • 참가대상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족
  • 장소온양민속박물관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
Closed
조하나: 바느질로 조각잇기 정교한 바느질 솜씨로 만들어진 조각보를 감상 뒤 다양한 천 조각을 가지고 나만의 카드지갑을 만들어봅니다.
  • 내용정교한 바느질 솜씨로 만들어진 조각보를 감상 뒤 다양한 천 조각을 가지고 나만의 카드지갑을 만들어봅니다.
  • 일정2022. 5. 28 토요일 / 오전 10시 – 12시, 오후 2시 – 4시
  • 참가대상성인
  • 장소온양민속박물관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
Closed
임서윤: 작가의 작업실 작가의 작업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며 질문을 나눠봅니다.
  • 내용작가의 작업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며 질문을 나눠봅니다. 참여하시는 분들께는 임서윤 작가가 제작한 티코스터를 증정합니다.
  • 일정2022. 5. 29. 일요일 / 오후 2시, 오후 2시 40분, 오후 3시 20분
  • 참가대상성인
  • 장소온양민속박물관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
Closed
박물관 안 수선집